티스토리 뷰

의료기기

인공심장 박동기의 제어 원리

beam-insight 2025. 7. 12. 06:00

심장 박동기의 필요성

심장은 일정한 리듬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여 혈액을 전신으로 공급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근육이 자율적으로 수축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심장 내부에서 생성되는 전기 신호에 의해 조절된다. 특히 우심방의 상단에 위치한 동방결절(SA node)이 전기 자극을 주기적으로 발생시켜 심장 전체에 전달함으로써 박동이 유지된다. 하지만 고령, 심장 질환, 약물 부작용 등으로 인해 이 전기 신호가 불규칙하거나 생성되지 않는 경우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인공심장 박동기(Pacemaker)는 외부에서 전기 자극을 공급하여 심장의 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정교한 센서, 제어 회로, 전극 시스템이 결합된 첨단 의료기기다. 인공박동기의 작동 원리와 전기 신호 제어 방식은 심장 생리학과 전자공학이 융합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인공박동기의 요소

인공심장 박동기는 크게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분석하는 제어 회로이다. 이 회로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심장의 자연 전기 신호를 감지하고 필요 시 자극을 생성한다. 두 번째는 전극 리드(Lead)이다. 리드는 심장 내 특정 부위에 삽입되며, 전기 자극을 심장 근육에 전달하고, 동시에 심장의 전기적 반응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리드는 단극식과 양극식이 있으며, 심방, 심실 또는 둘 다에 위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배터리다. 인공박동기는 장기간 사용을 전제로 설계되기 때문에 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리튬 요오드 배터리가 사용된다. 배터리는 보통 5~10년 정도 사용 가능하며, 소진 시에는 전체 장치를 교체해야 한다. 이 구성요소들이 밀폐된 본체는 피부 아래에 외과적으로 이식되며, 지속적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감지하고 전기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생명을 유지시킨다.

 

인공심장 박동기의 제어 원리

 

전기 자극의 제어 메커니즘

인공박동기의 핵심은 심장 박동의 결손 또는 지연을 감지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전기 자극을 제공하는 기능에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리드를 통해 심장의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일정 시간 동안 자발적인 심장박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즉시 전기 자극을 생성하여 심장 수축을 유도한다. 자극은 짧은 펄스 형태의 직류 전기이며, 보통 수십에서 수백 밀리초(ms) 정도의 간격으로 출력된다. 이 자극은 심장 근육세포의 탈분극을 유도하여 수축을 일으킨다. 인공박동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작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모드로는 VVI(심실 감지 및 자극), AAI(심방 감지 및 자극), DDD(심방과 심실 모두 감지 및 자극) 등이 있으며, 각 모드는 감지·자극 위치와 반응 방식이 다르다. 또한, 최신 박동기는 환자의 운동량, 호흡률 등 외부 센서 정보를 분석해 활동에 따라 자극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Rate-Responsive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제어 메커니즘은 단순한 전기 자극이 아닌, 생체 신호 기반의 적응형 알고리즘에 가깝다.

 

최신 인공박동기의 기술 발전

최근 개발된 인공심장 박동기는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더 정밀하고 스마트하게 설계되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양방향 통신 기능’이다. 의료진은 외부 프로그래머를 통해 박동기의 설정을 조절하거나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일부 모델은 원격 모니터링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최신 박동기는 자가 진단 기능을 갖추고 있어 리드 선 탈락, 전극 저항 이상, 배터리 수명 등 다양한 문제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경고할 수 있다. MRI 호환성이 강화된 제품도 등장하면서 환자가 영상 검사를 받을 때 생기는 제약도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인공지능 기반 분석 기능이 접목되며,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불규칙한 패턴이나 부정맥 가능성을 탐지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무선 전력 충전, 초소형화, 완전 이식형 박동기 등 기술 진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인공박동기는 단순한 보조 장비를 넘어 생체와 융합된 스마트 헬스케어 장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