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의료기기

투석기의 작동 원리

beam-insight 2025. 7. 12. 07:00

투석이 필요한 이유

신장은 인체 내에서 혈액을 여과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체액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장기다. 하루 약 180리터의 혈액이 신장을 통과하며, 이 중에서 몸에 필요한 물질은 다시 재흡수되고, 노폐물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만성 신부전이나 급성 신부전과 같은 질환으로 신장 기능이 15% 이하로 저하되면, 인체는 노폐물과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생명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때 인공적으로 신장의 기능을 대신해주는 치료가 바로 투석(dialysis)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 혈액투석(Hemodialysis)이다. 혈액투석은 외부 장비인 투석기를 이용해 혈액 속의 노폐물과 과잉 수분, 전해질을 제거하는 치료로, 신장의 여과 기능을 대체하는 핵심 의료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투석은 단순히 혈액을 걸러내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생리학적 조절과 기계적 정밀성을 요구하는 고도의 의료 기술이다.

 

혈액투석기의 기본 구조

혈액투석기는 크게 네 가지 주요 부품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혈액펌프다. 혈액펌프는 정맥에서 채취된 혈액을 외부로 순환시키기 위해 사용되며, 일정한 속도로 혈액을 다이얼라이저로 보내준다. 두 번째는 **다이얼라이저(투석막)**다. 이는 실제로 노폐물 제거가 이루어지는 핵심 장치로, 수천 개의 모세관 형태의 반투과성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막은 작은 분자(요소, 크레아티닌 등)는 통과시키되, 혈구나 단백질처럼 큰 분자는 통과시키지 않는다. 세 번째는 투석액 공급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전해질 농도가 조절된 특수 용액을 다이얼라이저의 외부로 공급해, 확산과 삼투를 통해 혈액 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을 맞춘다. 마지막은 감시장치다. 혈액의 흐름, 압력, 온도, 응고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이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알람을 작동시켜 안전성을 확보한다. 이처럼 투석기는 단순한 필터 장비가 아닌, 생체 기능과 직접 연결되는 고정밀 의료 시스템이다.

 

투석이 이루어지는 원리

혈액투석은 확산(diffusion), 삼투(osmosis), 초여과(ultrafiltration)라는 세 가지 물리적 원리를 이용하여 혈액을 정화한다. 확산은 혈액 속 고농도의 노폐물이 투석막을 통해 낮은 농도의 투석액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로, 요소, 크레아티닌, 요산 등의 작은 분자를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삼투는 수분의 농도 차이에 의해 물이 이동하는 원리로, 투석액의 삼투압을 조절함으로써 체내 과잉 수분을 조절한다. 초여과는 기계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혈액 속 수분을 다이얼라이저 외부로 밀어내는 과정으로, 특히 부종 환자에서 수분을 강제로 제거할 때 유용하다. 이 과정들은 모두 투석막이라는 반투과성 장벽을 통해 이루어지며, 체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동시에 전해질과 산-염기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이처럼 투석 과정은 단순한 여과가 아니라, 정밀한 생리학적 조절이 필요한 고난도 절차이며, 환자의 체중, 수분 상태, 혈압 등에 따라 매회 맞춤형 설정이 필요하다.

 

투석기의 작동 원리

 

투석 기술의 발전

혈액투석은 주 2~3회, 회당 4시간 내외로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일정과 빈도가 달라진다. 장기적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혈관접근로(동정맥루 또는 인공혈관)를 통해 안정적으로 혈액을 공급받는다. 최근에는 혈액투석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혈액여과(HDF), 고유량 투석, 나트륨 조절 투석 등 다양한 고급 기술이 도입되어, 투석 효율과 환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또한, 혈액 속 독성물질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고투과성 투석막이 개발되고 있으며, 인공신장기술(웨어러블 인공신장, 이식형 투석기 등)도 연구 중이다. 자동화된 투석기 시스템은 사용자의 체중, 혈압, 수분 상태를 자동 감지해 실시간으로 투석 강도를 조절하며, 일부 장비는 원격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앞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가 관리가 가능한 소형화 투석기 기술이 실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투석은 단순한 기계 치료를 넘어, 신장 기능을 정교하게 대체하는 생명 유지 시스템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 올라온 글